북매치: 돌을 책처럼 펼치다.
돌 속에는 시간이 남긴 흔적이 깃들어 있다. 수억 년 동안 지층이 겹겹이 쌓여 형성된 석재에는 단순한 색과 결을 넘어선 이야기가 담겨 있다. 북매치는 그 이야기를 마치 책처럼 펼쳐 우리에게 보여준다. 북매치는 두 개 이상의 슬랩을 마주 보게 놓아 대칭적인 패턴을 만드는 기법이다. 두 돌이 마주한 순간, 그 속에 숨겨진 패턴이 새로운 작품으로 태어난다.
북매치는 채석장에서부터 시작된다. 패턴이 돋보이는 사각형 석재 블록을 선택해, 2-3cm 두께로 얇게 잘라 슬랩으로 제작한다. 슬랩은 각각의 패턴에 맞춰 절단된 후, 연마 작업으로 마무리된다. 완성된 슬랩은 번호가 매겨져 설치할 때 순서대로 맞춰진다. 북매치에 적합한 석재는 주로 대리석이나 트라버틴처럼 독특한 패턴이 돋보이는 종류다. (반면, 화강암이나 석회암처럼 단색이거나 패턴이 뚜렷하지 않은 석재는 북매치에 사용되지 않는다.)
북매치의 활용과 가능성
북매치된 석재는 넓은 공간에서 그 아름다움을 가장 잘 발휘한다. 호텔의 바닥, 고급 건물의 벽, 장식적인 공간에 북매치된 석재를 더하면, 그 공간은 단순한 건축물을 넘어 예술이 된다. 슬랩들이 펼쳐질수록 패턴이 더욱 극적으로 드러나며, 석재 속 자연의 이야기가 공간을 가득 채워 사람들의 시선을 사로잡는다.
북매치는 자연이 빚어낸 무늬를 인간이 마주 보게 하여 완성하는 기법이다. 이렇게 우리는 돌 속에 숨겨져 있던 이야기를 발견하고, 그것을 공간에 영원히 담아낸다.
P.S. 네 개의 슬랩을 대칭적으로 배열하는 포매치(Four Match) 기법도 있다. 포매치는 공간을 한층 웅장하고 인상적으로 연출하며, 석재의 무한한 가능성을 보여준다.
Sources:
BC Stone, RAS Stone, Sintered Sto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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