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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디움(Audeum)

소리는 눈에 보이지 않고 손에 닿지도 않지만, 분명히 존재한다. 눈에 보이지 않는 소리는 눈에 보이지 않는 영혼을 울리기도 한다. 만질 수 없는 소리와 달리, 그 소리를 만들어내는 기계들은 우리의 손끝에 닿을 수 있다. 그리고 그 기계들이 차곡차곡 쌓여, 시간을 따라 나열된 공간이 있다. 바로 세계 최초의 오디오 뮤지엄이자, 겐고 쿠마가 설계한 오디움(Audeum)이다.

오디움의 외관은 약 2만 개의 밝은 알루미늄 파이프로 감싸여 있다. 작은 바람결이 숲속을 스쳐 가는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킨다. 빛과 그림자가 숲에 스며드는 모습에 영감을 받아 도심 속 자연을 표현한다는 것이 설계의 의도다. 이 건물은 입구가 단번에 드러나지 않는다. 천천히 외부를 돌며 그 디테일과 조화를 음미하도록 유도된 뒤에야 문득 입구가 드러나며 또 하나의 세계로 우리를 초대한다. 문을 통과하자마자 퍼지는 나무 향기는 감각의 초침을 잠시 느리게 돌린다.

내부에서는 나무로 단차를 준 벽이 흡음력을 높이며, 지하 2층 라운지에는 웨스턴 일렉트릭의 미러포닉 시스템이 자리 잡고 있다. 음향을 한층 부드럽고 입체적으로 만들어주는 패브릭 자재와 함께. 이 공간은 소리의 질감에 스며드는 장소다.

비주얼 아이덴티티 디자인은 일본의 디자인 거장 켄야 하라가 맡았다. 그는 오디움의 주요 소장품인 스피커의 형태를 본떠 소리를 들을 수 있는 공간을 상징하는 심볼을 설계했다. 이 심볼은 건물의 정문, 사이니지, 웹사이트 등 다양한 매체에 활용되며 오디움의 정체성을 넌지시 전달한다. 웹사이트에서는 스피커 모양의 로고 애니메이션과 함께, 일본 그룹 Heima가 연주한 바흐의 무반주 첼로 연주곡이 어우러져 소리의 매력을 시각적으로 경험할 수 있다.

이 건물은 공감각적 상상력과 기술이 만났을 때 어떤 경이로운 작품이 탄생할 수 있는지를 잘 보여준다. 단순한 건축물이 아니라, 앞으로 오랜 시간 현실과 기억 속에 존재할 공간이다. 럭셔리란 결국 화려함이 아닌, 모든 요소에 세심하게 신경 쓸 수 있는 여유와 자본에서 비롯된 정교함이 아닐까?

Sources :
"Article on Audeum by Kengo Kuma." Design.co.kr.Accessed [Oct 21, 2024].

Sources :
"Audeum 2024-06 Archive." BrandB.net. Accessed [Oct 21, 2024].

Sources :
Designing Audeum (Part 1) l Architect Kengo Kuma. YouTube, uploaded by [Audeum Audio Museum], Accessed [Oct 21, 2024].

발행처 : 단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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