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ki Smith
예술의 세계에서 여성의 신체는 종종 숨이 멎을 듯한 아름다움과 경외감으로 포장된다. 그러나 Kiki Smith는 우리에게 전혀 다른 이야기를 들려준다.
그녀의 작품은 위로나 안락함을 주는 대신, 관습적인 틀을 벗어나 인간 신체의 날것 그대로의 모습과 불완전함을 마주하게 한다. 머릿속 사각형 유리병에 갇힌 고정관념을 망치로 깨뜨리는 듯한 통쾌함이 느껴진다.
아버지와 언니의 죽음을 경험한 후, 그녀는 인간 신체의 가장 연약하고 어두운 측면을 탐구하기 시작했다. 그 손끝에서 다듬어진 몸은 더 이상 단순한 아름다움의 대상이 아니라, 생생히 숨 쉬는 독립성과 저항의 상징으로 거듭난다.
1993년 제45회 베니스 비엔날레에 참여하며 국제적인 주목을 받기 시작한 그녀는 2005년 스웨덴 왕립 미술원에서 수여하는 ‘Rolf Schock Prize’를 수상하며 자신의 예술 세계를 더욱 견고히 다졌다.특히 그녀의 대표작 중 하나인 '늑대와 함께 눕다(Lying with the Wolf)'는 여성과 동물 사이의 친밀한 교감을 통해 인간의 본성과 자유에 대한 그녀만의 독자적인 시선을 보여준다. 또한 ‘무제(Untitled, 1990)’와 ‘환희(Rapture, 2001)’ 같은 작품에서는 여성의 능동성과 저항, 그리고 규범에서 벗어나고자 하는 갈망이 강렬하게 드러난다.
풍성한 머리카락이 머리 위에 있을 때는 당연하게 여겨지지만, 음식에 섞여 있을 때는 혐오스럽게 여겨지는 것처럼, 같은 사물이라도 우리가 어떻게 바라보느냐에 따라 그 의미가 달라진다. 인간의 몸 또한 그러하다. 꾸미고 다듬은 모습 이면에 우리 모두는 배설하고, 어느 날엔가 흙으로 돌아간다는 사실이 존재한다. 그저 그 부분을 감추고 살아갈 뿐이다. 그러나 이는 잘못된 것일까? 아니면 숨겨야만 하는 진실일까? 모든 규범은 결국 누군가가 만들어낸 인위적인 것일 뿐이며, 그 속에서 누군가는 이익을 얻고, 누군가는 상처를 입는다.
Kiki Smith의 작품을 마주할 때면 편안한 위로가 느껴진다. 그녀의 작품은 우리에게 질문을 던진다. 인간과 동물의 다양한 모습, 그리고 우리 자신 속에 존재하는 추한 면조차 진정 사랑할 수 있는지에 대해. 그저 ‘그런 것’이라고 받아들이는 것, 바로 거기서부터 진정한 자유가 시작되는 것 아닐까?
Photo Credits :
ㆍPace Gallery. "Kiki Smith Reflects on Her Life and Art."
ㆍHarvard Art Museums. "Lying with the Wolf."
ㆍVogue Korea. "키키 스미스의 세상을 탐구하는 몸."
ㆍFlickr. "Kiki Smith - Lying with the Wolf."
ㆍDaily Art Fixx. "Kiki Smith - Sculptu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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