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hamalat Cultural Center
현대사회에 살다 보면, 우리는 어느새 "현대"라는 이름 아래 그 가치와 규범을 당연시하게 된다. 건물은 당연히 석재로, 시멘트로, 벽돌로 지어야 한다고 생각하며, 그것이 정답이라고 믿게 된다. 하지만 그것은 그저 가장 실용적이고 편리한 선택일 뿐이다. 효율과 편리함은 꼭 아름다움으로 이어지지는 않는다. 하이힐과 드레스가 여전히 존재하는 이유와도 같다. 편안한 박스 티셔츠 대신 허리에 곡선을 강조한 드레스를 입은 여인이 전혀 다른 매력을 발산하듯이, 편리함만을 추구하다 보면 그 안에 깃든 아름다움을 잃어버리기 쉽다.
새로움과 실용성만을 추구하지 않고 옛 것을 보존하는 것이 아름다울 수 있다는 것을 알려주는 건물이 있다. 바로 Syn Architects가 설계한 Shamalat Cultural Center다. 이 건물은 타임랩스 영상이 흐릿하게 겹쳐진 듯, 옛 머드하우스와 모던한 새 건물이 자연스럽게 섞여 있다.
내부와 외부의 순백의 벽과 바닥이 시선을 끌지만, 그 한켠에는 오래된 진흙집의 잔해가, 마치 서랍 속에 고이 간직된 사진처럼 조용히 남아 있다. 머드의 잔해는 음식으로 비유하면 피자 가게에서 몇 시간씩 정성껏 끓여내던 토마토 소스의 맛을 떠올리게 한다. 간편함을 위해 캔에 든 소스로 바꾸었을 때 결코 느낄 수 없는, 그 깊고 진한 맛.
Shamalat Cultural Center는 우리에게 속삭인다. 오래된 것을 지켜낼 때만이 느낄 수 있는 미(美)가 있다고. 그것은 옛 것을 그대로 복각했을 때가 아닌, 과거와 현재가 손을 맞잡고 미래를 바라볼 때 창조되는 새로운 아름다움이다.
새로운 것이 언제나 더 나은 것은 아니다. 때로는 낡은 것이 지닌 이야기와 조용한 숨결이 더 큰 감동을 줄 때가 있다.
Photos :
ArchDaily - Shamalat Cultural Center: www.ghaa.co.j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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