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명 : 슈퍼마켓 크리에이티브 - 3
서울시 강남구 학동로의 한적한 거리 한복판에 절제된 아름다움과 젊은 감각, 색다른 미니멀함이 어우러진 건물이 있다. 회사의 이름은 "슈퍼마켓 크리에이티브"로, 젊은 감각의 광고 제작사답게 이름부터 흥미롭다. 여러 인상적인 자재들이 사용되었음에도 불구하고, 그 안에는 확고한 통일감과 조화로움이 흐른다.
이곳의 테라스는 한 번 들어서면 쉽게 잊히지 않는, 특별한 이야기를 품고 있는 공간이다. 따뜻한 것과 차가운 것이 동시에 존재하는 곳이며, 그 경계에서 느껴지는 묘한 긴장감과 안도감이 독특한 아름다움을 자아낸다. 지난 3월 1층 외부 시공을 소개했던 것과 달리, 이번에는 건물의 꼭대기인 테라스에 주목해 본다. 내부는 부드러운 베이지 톤으로 감싸 안듯 포근하게, 외부는 하늘빛과 얼음 같은 차가운 그레이 톤으로 차분하게 맞이한다. 우리 회사는 이 테라스에 네 종류의 석재를 제안하고, 납품하고, 시공했다.
주방 상판은 스페인 화강석 Silvestre를 샷블라스트 마감으로 다듬어, 마치 손끝으로 만지면 그 결이 느껴질 듯한 감각적인 표면을 완성했다. 연한 회색의 테라스 바닥과 외부 벽 일부에는 독일 대리석 Jura Grey를 혼드 마감으로 깔아내어, 마치 오래된 시간 속에서도 변하지 않을 듯한 고요한 회색을 담았다. 테라스 바로 아래층의 외벽도 마찬가지로 Jura Grey로, 벽돌을 격자로 겹겹이 쌓아 올려, 중간중간 자연스럽게 난 작은 틈새들이 공간에 리듬과 숨을 불어넣는다. 마치 바람이 자유롭게 드나들 수 있는 여백을 남긴 듯한 디자인이다.
외부 벽은 한층 더 드라마틱하다. 비행기가 지나간 하늘의 자국을 닮은 터키산 대리석 Attic White로 시공되어 섬세한 하얀 결이 청명한 하늘과 맞닿는 느낌을 준다. 그리고 진한 회색의 바닥은 스페인 라임스톤 Gris Catalan을 샌드블라스트 마감으로 마무리했다. 바닥 사이사이에는 작은 조명들이 숨듯 자리해, 밤이 되면 은은한 빛으로 공간을 물들인다. 외부의 거친 바람과 비를 맞아도 끄떡없는 강한 물성을 지닌 채, 차분하면서도 단단하게 그 자리를 지킨다.
이 테라스는 단순한 공간이 아니라, 각기 다른 돌들이 모여 하나의 이야기를 완성해 나가는 무대다. 여러 종류의 색과 질감이 서로 부딪히고 어우러지며, 그 사이에서 새로운 영감이 태어난다. 창의적인 자재들이자 예술 작품을 누리며, 이곳에서 더 많은 창의적인 작품들이 탄생하기를 기대해 본다.
Photo Credit: Rohspace
Design: Seed House
Construction Photos: DAANCE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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