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apel in Guastalla
어딘가에서 무수한 미세한 소음이 귀를 간지럽히고, 상상조차 못할 만큼 고요한 공간이 펼쳐지는 그런 순간이 있다. 그곳은 이탈리아의 과스탈라에 자리 잡은 작은 예배당, "Chapel in Guastalla"이다.
Go Hasegawa and Associates의 디자인에 의해 탄생한 이 예배당은 마치 꿈속의 오묘함을 품고 있는 듯하다. 외관은 단순함 그 자체로, 지붕도 문도 십자가도, 벽화도 없으며 의자는 숨겨져있다. 벽을 둥글게 파내어 매끄럽게 조각된 의자는 이 공간의 일체감을 더욱 강조하며 신비로운 유연함을 선사한다. 극도로 단순한 디자인은 오히려 마음의 눈을 열어주는 도구가 된다.
13개의 상징적으로 얽힌 면은 최후의 만찬을 떠올리게 한다. 그러나 그 상징성도, 현실 속의 무언가가 아닌 상상 속의 풍경에 가까운 모양새다. 이 예배당은 너무나 순백하고, 너무나 간결하다. 이곳에는 기도의 자세를 갖추기 위한 불필요한 장식이나 장치가 없다. 모든 것이 제거되었고 남겨진 것은 단 하나, 바로 빛이다.
빛은 이 공간을 통과하면서 마치 신성한 에너지를 뿜어내듯, 묘하게 감각적인 풍경을 연출한다. 그 속에서 예배의 의미는 더욱 분명해지며, 진정한 기도의 장소로 거듭난다. 모든 것이 사라졌지만, 오히려 더 많은 것을 떠올리게 한다. 그야말로 기도하는 사람의 마음가짐이 가장 중요하다는 것을 일깨우는 곳이다.
순백의 성스러움은 이 공간의 고요함과 함께 녹아들며, 말로 표현하기 힘든 정적의 흐름 속에서 신의 존재를 느끼게 해준다. 'Chapel in Guastalla'는 단순한 예배당이 아니라, 기도의 본질을 되새기게 하는 신성한 쉼터이다.
Citations :
Design by Go Hasegawa and Associates: www.ghaa.co.jp
Construction by Pibamarmi: www.pibamarmi.it
Stone Type: Estremoz
Photo Source: www.ghaa.co.jp, www.subtilitas.site, www.maniera.b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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