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un Kaneko
“매일 동영상을 되감듯 사무실로 향한다. 커피 한 잔을 들고 사무실 문을 열자, 나의 눈앞에 나타난 것은 천장부터 바닥까지의 높이보다 큰 분홍색 곰인형이 목을 비틀고 앉아 있는 모습이었다. 내가 알던 세상이 그 전과 달라진 것은 그때부터였다.”
이 소설 속 주인공의 감정을 상상해 보라. 이 장면은 현실의 틀을 깨뜨리고 주인공을 완전히 다른 세계로 이끈다. 이런 기법을 ‘데페이즈망(dépaysement)’이라고 하며, 초현실주의에서 자주 사용되는 기법이다. 이 단어는 프랑스어에서 유래되었으며, ‘낯설음’이나 ‘이국적 느낌’을 의미한다. 즉, 일상적인 맥락에서 사물을 이질적인 환경으로 옮겨 감각적 충격을 주는 기법이다.
바로 이런 상상력과 장인정신이 결합된 예술가가 Jun Kaneko다. 그의 초현실적인 대형 도자기들은 단순히 조형물에 그치지 않고, 일상과 상상의 경계를 허물며 새로운 차원의 미적 경험을 창조한다. 그의 조각은 구워진 후 독창적인 페인팅으로 완성된다. 마치 물이 끓는 점에 도달하기 전 마지막 1도처럼, 그가 그려내는 색과 패턴이 담긴 붓터치가 작품에 결정적인 생명을 불어넣는다.
그의 작품 중 하나인 뉴욕에 설치된 조각상은 현실과 상상의 경계를 허물며, 도시의 거리 속에 강렬한 비현실적 인상을 남긴다. 이 거대한 조각은 뉴욕을 환상의 세계로 변모시키며, 그 자체로도 강력한 상상력을 자극하는 경험을 제공한다.
Kaneko는 도자기 조각에 그치지 않고, 유리, 청동, 세라믹, 섬유, 설치 미술, 그리고 회화까지 다양한 예술 분야에 도전하며 각 매체의 특성을 결합해 새로운 예술을 창조해내고 있다. 그의 작품은 다양한 매체와 기법을 통해 독창적이고 다층적인 미적 경험을 제공하며, 그만의 예술 세계를 확장하고 있다.
작품의 제작에는 1년의 건조 기간과 3개월의 가열 과정이 필요하다. 창의력뿐만이 아닌 엄청난 인내심 또한 요구되는 고된 작업이다. 구상, 스케치, 디자인은 Kaneko의 몫이지만 어시스턴트들의 도움 없이는 거대한 조형물의 제작과 세밀한 조정이 불가능하다. 예술가의 거대한 비전을 실현하는 데 있어 주변의 협력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잘 보여준다.
조각을 굽는 가마의 불길처럼, 그의 창작 욕구는 나이와 상관없이 언제나 타오르며 무한한 영감을 불어넣는다. 그렇게, 한 조각의 불꽃이 또 다른 불꽃을 낳듯, 그의 작품은 끊임없는 열정의 순환 속에서 새로운 이야기를 만들어간다.
사진 및 정보 출처 :
ㆍJun Kaneko 공식 웹사이트
ㆍ네이버 블로그: Jun Kanek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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