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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의 프리츠커상 수상자

매년 3월 초가 되면 전 세계 건축계의 관심은 한곳으로 집중된다. 하얏트 재단이 1979년부터 개최하고 있는 프리츠커 건축상의 수상자가 지난 3월 16일에 발표됐다. 10만 달러의 상금과 루이스 설리번이 디자인한 청동 메달을 받는 올해의 수상자는 프랑스 건축가 안 라카통(Anne Lacaton, 1955)과 장 필리프 바살(Jean-Philippe Vassal, 1954)이다.

파리 외곽인 몽트리유를 기반으로 활동하는 이 두 건축가는 사회적 건축영역에서 특히 두각을 나타낸 인물이다. 1987년 파리에서 건축사무소 Lacaton & Vassal(www.lacatonvassal.com)을 설립하고 유럽과 서아프리카 전역에서 30개가 넘는 프로젝트를 완성했다. 이 듀오 건축가의 주요 프로젝트는 주거용 건물과 공공시설의 리모델링이다. 이들의 가장 중요한 원칙은 기존 건물을 절대 파괴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공간을 철거하고 새로 짓는 데에는 많은 자원이 낭비되기 때문에 기존 건축물을 철거하지 않고 새로운 공간을 확보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이 건축가들의 대표작 중의 하나인 1960년대에 준공한 투르 부아르 프레트르(Tour Bois le Pretre)의 리모델링은 철거를 결정한 파리시의 계획과 달리 이들은 리모델링을 선택하고 새로운 개념으로 면적을 늘리고 발코니를 설치하는 등 쾌적한 주거공간으로 재탄생시켰다. 프랑스 보르도에 있는 3개 동 530세대의 이 아파트는 10층에서 15층까지인 건축물로, 새로운 공간을 조성하기 위하여 건물 전면을 제거하고 공간을 확장함으로써 각 세대의 크기를 거의 두 배까지 넓히고도 소요된 비용은 재건축 대비 3분의 1로 줄였다. 재료 사용을 줄이는 대신 기존 건축물의 개선점을 찾아내면 건축비를 절감할 수 있다는 것이 이들의 선택이다.

요즘 서울의 재건축 아파트 문제로 여러 가지 의견들을 뉴스를 통해서 접하고 있다. 어떠한 의견이 맞는다고는 할 수 없지만, 재건축 조합원들의 생각은 새롭게, 더 넓게, 그리고 빠르게가 아닌가 싶다. 그렇다면 건축물의 내구연한과 파사드(Facade), 내부 기계설비 등의 성능을 철거하지 않고 리모델링하는 방향성도 고려해볼 만 할 것이다. 그러한 측면에서 금년 프리츠커상의 의미가 굉장히 돋보인다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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