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라죠와 데이비드 치퍼필드
Terrazzo는 이태리 Venice에서 서남쪽으로 80km, Verona에서 동남쪽으로 45km 거리에 위치한 마을 이름이다. 하지만 우리가 알고 있는 테라죠는 이집트의 고대 모자이크로 거슬러 올라갈 수는 있지만 이것은 좀 먼 이야기이고, 오늘 날 사용되는 테라죠의 형태는 18세기 베니스에서 유래되었다.
초기의 테라죠는 이태리는 물론이고 한국에서도 현장에서 제작하였으나 마지막 공정인 연마 과정에서 폐수가 나오는 것을 방지하기 위하여 현재는 대부분의 나라에서 금지하고 있다. 그래서 대안으로 나온 제품이 공장에서 제작한 테라죠이다
도끼다시라고도 불리는 이 테라죠는 학교나 관청에 값싼 재료를 사용하여 저렴한 시공비로 제작할 수 있는 장점이 있는 반면에 싸구려라는 이미지가 일반인들에게 강하게 남아있어 지금도 통행이 거의 없는 아파트나 빌딩의 보조 계단에 저렴한 비용으로 사용되고 있다.
David Chipperfield는 영국의 건축가로 우리나라에도 용산에 아모레퍼시픽 본사 설계자로도 알려져 있다. 그는 침체되고 더 세련된 이미지를 갖고 있는 테라죠 시장에 Retro 열풍을 불러 일으켰다. 그 시작은 뉴욕의 발렌티노 플래그십 스토어인데, 원인은 테라죠 종석의 크기와 색상이다.
이 제품은 이태리 베로나 지역에 있는 테라죠 공장 세 곳 중 한 곳과 콜라보를 했고, 종석은 Bianco Carrara를 적당한 크기와 밀도를 회색 시멘트 베이스로 제작하였다.기존 테라죠 제품과 확실하게 대비되는 디자인이었고 시장의 반응도 폭발적이었다.
이를 계기로 한국에서도 테라죠의 사용이 늘어나고 있는데, 이 리메이크된 테라죠 제품이 모던이나 미니멀한 건물에 잘 어울리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이 이유 때문인지는 몰라도 작년에 입주한 한남동에 9-1이라고 하는 현장에서는 내부와 외부를 모두 테라죠를 사용했는데 그 물량이 100,000m2에 달한다.
소위 한물 간 자재라고 사람들의 기억에서 잊혀질 뻔했던 자재가 젊은 모습으로 멋지고 새롭게 태어난 느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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