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자의 향기
몇 년 전 5성급 호텔에 자재 납품과 시공을 한 적이 있다. 석종은 이탈리아 대리석인데 가격이 저렴하지 않은 돌로 시공에 신경 써야 한다는 발주처의 요구에 따라 국내에서 나름 제일 잘 한다는 시공팀을 섭외해서 시공하였고, 이색과 베인의 변화가 아주 심한 석종이어서 객실별로 색상과 무늬를 맞춰 대리석 재단도 정성스럽게 했다. 접착제도 국산이 아닌 미국산 Laticrete를 사용한 후에 메지도 이탈리아산 Tenax를 사용하여 After polishing을 하였고 나름대로 방수에도 만전을 기했다.
그 결과 몇 년 동안 발주처와 투숙객 모두가 만족하여 항상 칭찬을 받는 현장이었는데 어느 날 갑자기 문제가 생겼다고 연락이 왔다. 전체 객실이 200개 정도 되는데 4개 방의 욕실에서 냄새가 난다는 것이다. 처음에는 냄새나는 곳을 몇 달 동안 찾지 못하여 변기도 뜯어보고 하수도도 점검해 보고 대리석 바닥에 손을 대고 엎드려서 여기저기 확인해 봤는데도 원인을 찾을 수 없었다고 했다. 그러다 점검 후 마지막에 손을 씻으려고 하다가 손에서 냄새가 나서 다시 한번 확인해 보니 바닥에 시공해 놓은 대리석에서 냄새가 난다는 것이었다.
그래서 바닥의 돌을 한 장 철거해 보니 대리석 보강을 위해 붙여 놓은 Fiberglass망이 원인인 것 같다며 그것의 성분조사를 요청했다. 오랫동안 석재 일을 해봤지만 이런 경우는 처음이었다. 아직 정확한 원인을 찾지 못했지만 하자가 냄새라니 냄새도 하자가 될 수 있다니 놀라운 사실의 발견 일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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